[경제 이슈 분석] 타이어뱅크의 에어프레미아 인수, 자금조달 구조와 리스크는?
에어프레미아의 최대주주가 타이어뱅크 오너 일가의 AP홀딩스로 변경되면서, 김정규 회장 일가의 자금 조달 구조와 기업 간 내부 자금 흐름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특히 전환사채, 부동산 담보대출, 미처분 이익잉여금 활용 등의 방식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어, 유동성 확보 전략과 그 리스크를 면밀히 분석할 필요가 있습니다.
1. 에어프레미아 경영권 인수, 2,000억 이상 자금 필요
AP홀딩스는 기존 2대주주인 JC파트너스 계열의 소노인터내셔널이 보유한 에어프레미아 지분 22%를 1,194억 원에 인수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이로써 AP홀딩스는 기존 보유 지분 48.9%와 합쳐 총 70% 이상의 지분을 확보하게 되며, 사실상 경영권을 장악하게 됩니다.
하지만 AP홀딩스는 연 매출이 전무하고 자본금도 10억 원에 불과한 비상장 법인으로, 독자적인 자금 조달 능력이 거의 없는 회사입니다. 결국 이번 인수자금은 타이어뱅크 또는 김정규 회장 개인 자산에서 지원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2. 2023년에도 전환사채로 자금 수혈
실제로 타이어뱅크는 이미 2023년 AP홀딩스가 발행한 810억 원 규모의 전환사채(CB) 중 약 533억 원을 인수했습니다. 이 전환사채는 이자율이 0%이며, 전환청구 기간은 7년에 달하는 사실상 무이자 장기 대출 성격의 자금 지원이었습니다.
이번에도 동일한 방식으로 자금이 조달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CB를 재발행하고, 타이어뱅크가 이를 다시 인수하면서 에어프레미아 인수자금에 충당하는 시나리오입니다.
3. 타이어뱅크의 자금 여력은 충분한가?
타이어뱅크는 2023년 말 기준 유동자산 1,793억 원, 유동부채 1,931억 원으로 유동비율이 92.8%에 불과합니다. 이는 단기 유동성에는 다소 불안 요소가 있음을 의미합니다. 다만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약 371억 원 수준으로 확보돼 있습니다.
핵심은 비유동자산입니다. 타이어뱅크는 토지 3,834억 원, 건물 1,583억 원 등 총 8,700억 원 이상 비유동자산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 자산들을 담보로 활용해 대규모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구조입니다.
또한 2023년에는 부동산 자산 재평가를 통해 기타포괄손익에 2,272억 원의 평가이익을 반영했으며, 이에 따라 은행 담보대출 한도도 확대됐습니다.
예: 세종시 부동산 담보가치는 국민은행 기준 채권최고액이 540억 원 → 969억 원으로 약 80% 확대.
4. 배당을 통한 회장 일가 자금 조달 가능성
김정규 회장은 타이어뱅크 지분의 92.99%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타이어뱅크에서 배당을 실시하면, 배당 수익을 통해 에어프레미아 인수자금 일부를 마련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타이어뱅크는 2023년 기준 미처분 이익잉여금 5,353억 원을 보유하고 있어 배당 여력이 충분합니다. 실제로 2021년에는 약 300억 원의 배당금을 지급한 전례가 있으며, 이번에도 고액 배당이 예상됩니다.
5. ‘성공을만드는’ 통해 가족회사에 824억 대여
김 회장의 자녀 3명이 각각 33%씩 지분을 가진 또 다른 비상장사인 ‘성공을만드는’도 자금 흐름에서 주목해야 할 대상입니다.
이 회사는 번영빌딩, 폴리텍, 원풍약품상사 등의 지주사로, 연 매출 839억 원, 영업이익 100억 원 수준의 중견기업입니다. 그러나 타이어뱅크는 이 회사에 대해 824억 원 상당의 대여금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는 사실상 계열사 간 대규모 내부 자금 이전이며, 회장 일가가 타이어뱅크를 ‘자금 플랫폼’처럼 활용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될 수 있습니다.
6. 자금 순환 구조의 리스크: CB, 대여, 담보대출의 삼중 구조
정리하면, 타이어뱅크의 자금 지원 구조는 다음과 같은 세 가지 형태로 나타납니다:
- 전환사채 인수: AP홀딩스가 발행 → 타이어뱅크 인수 → 자금 조달
- 담보대출 확대: 부동산 재평가 → 대출 한도 증가 → 유동성 확보
- 배당금 수령: 김 회장 개인 자금 확보 후, 비상장사 투자에 활용
이러한 구조는 단기적으로는 효과적인 유동성 확보 수단이지만, 중장기적으로는 리스크가 존재합니다. 만약 에어프레미아의 경영 정상화가 실패하거나, 항공기 정비 및 운항 관련 대규모 추가 자금이 필요해질 경우, 타이어뱅크 자체의 재무 안정성도 위협받을 수 있습니다.
7. 결론: 성공적 구조조정이 핵심, 불투명하면 리스크 급등
타이어뱅크는 현재 부동산 중심의 자산 기반, 배당 가능 재무구조, 고도화된 자금 순환 전략을 통해 에어프레미아 지분 인수와 경영권 확보에 나서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모든 전제는 에어프레미아가 향후 안정적 수익을 창출할 수 있을지 여부에 달려 있습니다. 구조조정이 성공한다면, 회장 일가의 자산 포트폴리오 강화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그러나 실패할 경우, 타이어뱅크의 유동성 위기와 가족회사 자산 회수 불능 사태로 이어질 위험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